【평창=뉴시스】임태훈 기자 = 16일 오후 강원 평창군 평창 알펜시아 올림픽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2017 FIS 스키점프 월드컵 여자 예선대회에서 박규림이 설원을 향해 점프하고 있다. 2017.02.16.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그동안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총 53개.
세계 정상권 기량을 갖춘 쇼트트랙에서 42개의 메달이 쏟아졌고, 2000년대 들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9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메달은 물론 출전조차 힘들었던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김연아(27)의 등장과 함께 2개의 메달이 나왔다.
올림픽이 열리는 4년 주기로 동계 스포츠를 접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관심은 세 종목에 쏠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제4차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입장권 구매 의향이 있는 종목은 ▲개회식(38.0%) ▲쇼트트랙(32.0%) ▲스피드스케이팅(16.7%) ▲피겨스케이팅(15.2%) 순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종목은 10%도 넘기기 어려웠다.
상대적으로 큰 관심은 받지 못하고 있지만, 평창에서의 성공을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다.
2009년 8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 '국가대표'는 스키점프 대표팀을 모티브로 했다. 평창에서는 남자 선수 뿐 아니라 여자 선수의 모습까지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여성 스키점프 국가대표 1호인 박규림(18·상지대관령고)을 스키점프의 세계로 이끈 것이 바로 '국가대표'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점프대를 뛰어 나는 모습을 관중들이 바라보며 환호하는 장면에서 스키점프의 매력에 빠졌다"는 것이 박규림의 설명.
유일한 여성 선수로 쓸쓸히 국내 대회를 돌던 박규림은 2015년 루마니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주최 국제대회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평창 대회 테스트 이벤트 성격을 띤 2016∼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에서는 30위로 FIS 월드컵 포인트 1점을 따냈다.
이 1점으로 박규림은 개최국의 이점을 빌리지 않고 자력으로 평창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2일까지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 물을 뿌리고 하계훈련을 마친 박규림은 남은 기간 본격적으로 기량 쌓기에 나선다.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이 목표다.
대한스키협회 조은상 사무처장은 "박규림의 자력 출전이 유력해지면서 여자 스키점프 종목에서는 개최국의 체면치레를 한 셈이 됐다. 그래도 하나 더 바람이 있다면 박규림이 (상위 30명이 나서는) 2차 시도까지는 가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에게 스키점프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이색 종목이다. 18세기 후반 노르웨이와 스웨덴 군인들이 즐기던 것이 바이애슬론으로 발전됐다.
인기가 높은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무척 생소한 종목이다. 당연히 저변이 넓지 않다. 일반부 등록 선수는 50명에 못 미친다. 모든 연령대로 범위를 넓혀도 200여명 수준이다.
【크란스나야 폴랴나(러시아)=AP/뉴시스】한국 남자 바이애슬론 간판 이인복.
평창 대회는 바이애슬론을 알리기 위한 좋은 기회다.
여자부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지난 시즌 팀랭킹을 25위에서 20위까지 끌어올리며 사상 최대인 5장(5명 등록·4명 출전)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동안 엄두도 내지 못한 계주 출전 자격까지 갖췄다.
귀화 선수들의 유입을 두고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하지만, 어찌됐든 ‘최대한 많은 선수를 내보내자’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남자부는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시리즈를 통해 최다 2장의 출전권을 겨냥한다.
러시아 대표 선수로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티모페이 랍신(29), 올림픽 유경험자인 이인복(33·포천시청),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12.5㎞ 추적 동메달로 한국 선수 최초의 동계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개인 종목 메달리스트로 기록된 김용규(24·무주군청) 등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애슬론 관계자는 "바이애슬론은 경기 당일 주행과 사격에 따라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세계랭킹 50위까지는 누가 메달권에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면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바이애슬론이 많은 관심을 받아 저변 확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년 전 소치대회에서 잠시 주목을 받았던 컬링은 '가족의 힘'으로 다시 한 번 바람몰이를 노린다.
믹스더블 대표팀을 이끄는 장반석(35) 감독과 여자 대표팀을 지도하는 김민정(36) 감독은 부부사이, 김민정 감독과 남자 대표팀 김민찬(30)은 남매다. 여자 대표팀 리드 김영미(26)와 서드 김경애(23)는 자매이고, 남자 대표팀 리드 이기복(22)과 믹스더블 이기정(22)은 일란성 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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